손끝에 감기는 단단한 패를 맞추며 고도의 두뇌 싸움과 심리전을 펼치는 테이블 게임 마작은 19세기 중엽 중국 청나라 말기 저장성 닝보(寧波) 일대에서 완성되었습니다. 마작의 뿌리는 명나라 시대부터 유행하던 종이 화폐 카드놀이인 ‘마조(馬弔)’ 와 전통 주사위 골패(骨牌)에 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배 위나 야외에서 얇은 종이 카드가 바람에 날아가는 불편함을 겪던 닝보의 관리 진어문(陳魚門) 이 종이 패 대신 상아, 동물 뼈, 대나무를 깎아 묵직하고 정교한 직사각형 패로 개량하면서 오늘날 마작의 원형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작’이라는 명칭은 본래 참새를 뜻하는 한자 ‘마작(麻雀)’ 에서 유래했습니다. 단단한 뼈와 대나무로 만든 패 100여 개를 탁자 위에서 손으로 쓸어 담으며 섞을 때 나는 특유의 경쾌하고 사각거리는 소리가 마치 ‘수천 마리의 참새 떼가 지저귀며 날갯짓하는 소리’ 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닝보 방언으로 참새(麻雀)를 발음하던 ‘마장(Majiang)’ 음이 굳어져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영문 명칭 ‘마종(Mahjong)’ 이 되었습니다.
마작의 패 구성에는 동양의 전통적인 수 체계와 자연관이 정교하게 녹아 있습니다. 화폐 단위를 상징하는 만수패(萬)·통수패(筒)·삭수패(索)의 수패와 함께 동서남북의 방위를 뜻하는 사풍패(風牌), 그리고 삼원패(중·발·백)와 사계절·군자를 상징하는 화패(花牌) 등 총 136~144개의 패가 사용됩니다. 4명의 플레이어가 각자 13~14장의 패를 쥐고 끊임없이 패를 가져오고 버리며 조합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확률 계산과 기억력, 그리고 상대의 패를 읽는 치밀한 심리전을 요구합니다.
20세기 초 서구 무역상 조셉 밥콕(Joseph Babcock)에 의해 미국과 유럽에 소개된 마작은 1920년대 서구 상류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유행을 불러일으켰고, 일본에서는 ‘리치 마작’이라는 독자적인 룰로 진화했습니다. 바람에 날리지 않는 단단한 놀이 도구를 만들려던 아이디어와 참새의 노랫소리를 닮은 패 섞는 소리에서 출발한 마작은, 동서양을 매료시킨 불멸의 테이블 전략 게임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