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퐁 / 주방세제 Leave a comment

짚풀과 모래, 빨랫비누로 기름때 낀 식기를 문질러 닦던 한국의 주방 풍경을 송두리째 바꾸며 위생 혁명을 일으킨 퐁퐁(Pong Pong)은, 1960년대 중반 락희화학공업사(현 LG생활건강)가 선보인 대한민국 대표 합성 주방세제이자 특정 브랜드명이 액체 식기세척 세제 전체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정착한 대표적인 상표의 보통명사화(Genericized Trademark) 사례입니다.

1960년대 이전까지 한국 가정에서는 식기를 설거지할 때 고체 빨랫비누나 짚풀, 고운 모래를 사용하거나 볏짚을 태운 잿물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식기에 기름기와 비누 찌꺼기가 남거나 가사를 도맡던 주부들의 손이 트고 습진에 시달리는 등 위생과 피부 질환 문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락희화학은 서구의 계면활성제 기술에 착안하여, 식기는 물론 채소와 과일까지 안전하게 씻을 수 있는 중성 액체 주방세제 개발에 착수하여 1966년 ‘퐁퐁’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퐁퐁’이라는 친근하고 직관적인 이름은 물에 세제 원액을 떨어뜨렸을 때 거품이 방울방울 솟아오르는 경쾌한 의성어와 어감에서 착안하여 지어졌습니다. 적은 양으로도 풍성한 거품을 내며 기름때를 말끔히 분해하고 찬물에서도 쉽게 헹궈지는 퐁퐁의 세척력은 주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애경산업의 ‘트리오(Trio)’와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면서, 한국 사회 전반에서 제조사를 불문하고 주방용 액체 세제 자체를 “퐁퐁”이라 부르는 독보적인 언어적 보통명사화 현상을 낳았습니다.

가사 노동의 고단함을 획기적으로 덜어내고 한국 식생활 문화의 위생 수준을 근대적으로 끌어올린 퐁퐁은, 단순한 세정제를 넘어 산업화 시기 일상생활의 현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생활 과학의 걸작으로 싱크대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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