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Starbucks) Leave a comment

오늘날 전 세계 도심의 골목마다 초록색 세이렌 로고로 현대인의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을 지배하는 스타벅스(Starbucks) 의 출발은, 커피 음료를 마시는 카페가 아닌 ‘최고급 원두와 향신료를 파는 시애틀의 작은 소매점’이었습니다. 1971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에서 영문학 교사 제리 볼드윈(Jerry Baldwin), 역사 교사 제프 시겔(Zev Siegl), 작가 고든 보커(Gordon Bowker) 세 명의 인문학도 동창생이 모여 양질의 다크 로스팅 원두를 판매하는 상점을 열었습니다.

세 명의 인문학 창업자들은 허먼 멜빌의 명작 해양 소설 《모비 딕(Moby-Dick)》에 등장하는 포경선 피쿼드호의 커피를 사랑하던 일등 항해사 ‘스타벅(Starbuck)’ 의 이름에 복수형 ‘s’를 붙여 ‘스타벅스’ 라는 브랜드명을 탄생시켰습니다. 브랜드 로고 역시 16세기 노르웨이 목판화에 등장하는 꼬리가 둘 달린 전설의 바다 요정 ‘세이렌(Siren)’ 을 채택하여, 매혹적인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듯 향기로운 커피 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겠다는 낭만적인 포부를 담았습니다.

원두 판매점에 머물던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카페 제국으로 변모시킨 결정적 인물은 1982년 마케팅 책임자로 합류한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였습니다. 1983년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을 떠난 슐츠는 골목마다 자리 잡은 에스프레소 바에서 바리스타와 손님들이 정답게 교감하며 에스프레소와 카페라테를 즐기는 따뜻한 이탈리아식 커피 문화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단순히 볶은 원두 봉지가 아니라 이탈리아식 커피 경험과 공간”이라고 직감했습니다. 기존 창업자들과의 이견으로 잠시 독립해 카페 ‘일 지오르날레’를 운영하던 슐츠는, 1987년 투자자들을 모아 스타벅스를 인수하며 전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슐츠는 집(제1의 공간)과 일터(제2의 공간) 사이에 자유롭게 머물며 휴식과 교류를 누릴 수 있는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 이라는 혁신적인 철학을 완성했습니다. 매장 내 풍기는 갓 분쇄한 원두 향, 잔잔한 재즈 음악, 편안한 인테리어, 고객의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퍼스널 옵션 주문 시스템을 구축하여 커피를 마시는 행위 자체를 세련된 현대 문화로 격상시켰습니다.

시애틀 항구의 소박한 원두 가게와 고전 문학 속 항해사의 이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감성을 접목한 스타벅스는, 단순한 음료 판매를 넘어 공간과 경험을 선물하는 감성 비즈니스를 통해 전 세계 커피 문화와 도시의 풍경을 완전히 뒤바꾼 가장 위대한 글로벌 커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