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직후 수입에 의존하던 설탕을 국내 최초로 정제 생산하며 삼성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출발하여, 식품·바이오·물류를 넘어 영화·방송·음악 등 전 세계 한류(K-컬처)를 선도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한 CJ와 제일제당(第一製糖)의 역사는, 제조업의 한계를 뚫고 문화 콘텐츠와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체질을 완벽히 전환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 리브랜딩 성공 사례입니다.
‘제일제당’의 태동과 ‘CJ’로의 글로벌 대전환 과정에는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변천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 ‘제일제당(第一製糖)’의 태동과 삼성의 모태 (1953년): 1953년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李秉喆) 회장이 부산 전포동에 설립한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에서 출발했습니다. 6·25 전쟁 직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설탕의 국산화를 이루어내며 국내 최초의 정제 백당인 ‘백설표 설탕’을 선보였고, 이어 제분(밀가루), 조미료(미풍, 다시다), 식용유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대한민국 대표 종합식품기업이자 삼성그룹 성장의 든든한 주춧돌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 삼성그룹으로부터의 독자 독립 (1993~1997년): 1993년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李在賢) 회장(당시 상무)과 이미경(李美敬)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삼성그룹으로부터의 독립 경영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199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삼성과의 법적 계열 분리를 완벽히 매듭짓고 독자적인 기업 집단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습니다.
- 드림웍스(DreamWorks) 투자와 문화 콘텐츠로의 대담한 전환 (1995년): 1995년 설탕과 밀가루를 팔던 식품회사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이 설립한 할리우드 신생 애니메이션·영화 스튜디오 ‘드림웍스’에 당시 회사 자본금의 20%가 넘는 3억 달러(약 3,000억 원)를 전격 투자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습니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신념 아래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 ‘CGV’를 개관하고 방송(tvN, Mnet, OCN), 영화 배급 및 제작(CJ ENM)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오늘날 글로벌 K-콘텐츠 열풍의 든든한 산업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 2002년 ‘CJ’로의 전격 리브랜딩과 ‘빛의 삼원색’ CI: ‘제일제당’이라는 이름이 주는 전통적인 설탕 제조업의 이미지를 벗어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유통, 바이오를 아우르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2002년 영문 머리글자를 딴 ‘CJ(씨제이)’로 그룹 및 지주회사 사명을 전면 변경했습니다. 빨강(건강), 주황(즐거움), 파랑(편리)의 꽃잎이 피어나는 형상의 CI를 통해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고객의 모든 일상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탄생했습니다.
- 4대 미래 성장 엔진(식품·바이오·물류·콘텐츠) 구축: 햇반과 만두를 필두로 한 글로벌 K-푸드 브랜드 ‘비비고(Bibigo)’, K-뷰티 유통 플랫폼 ‘CJ올리브영’,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 물류망을 갖춘 ‘CJ대한통운’, 그린 바이오(사료용 아미노산 및 핵산 세계 1위), 그리고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과 글로벌 음악 축제 ‘KCON’을 제작하는 ‘CJ ENM’에 이르기까지 미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고히 완성했습니다.
식탁 위의 하얀 설탕 한 스푼에서 출발해 한국 근대 제조업의 기틀을 닦았던 ‘제일제당’의 저력은, 상상력과 문화의 옷을 입은 ‘CJ’라는 날개를 달고 전 세계인의 일상에 맛과 즐거움, 감동을 전하는 글로벌 생활문화의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