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Leave a comment

전자레인지의 기원은 요리 기구가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되던 군용 레이더(Radar) 기술에 있습니다.
1945년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Raytheon)의 엔지니어였던 퍼시 스펜서(Percy Spencer)가 레이더용 마이크로파를 발산하는 장치인 마그네트론(Magnetron)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발견하면서 탄생했습니다.

1. 우연이 만들어낸 발견: 녹아버린 초콜릿

스펜서는 작동 중인 마그네트론 장비 앞에 서 있다가 이상한 점을 감지했습니다.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초콜릿 바가 열을 받지도 않았는데 흐물흐물하게 녹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 현상이 마이크로파(극초단파) 때문이라는 것을 직감한 그는 즉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 팝콘 옥수수 실험: 마그네트론 앞에 옥수수 알갱이를 놓자 알갱이들이 튀기 시작하며 팝콘이 되었습니다.
  • 날계란 실험: 껍질째 놓은 계란은 내부 수분이 빠르게 증기압을 형성하면서 폭발해 버렸습니다.

이로써 마이크로파가 음식물 내부의 수분을 직접 격렬하게 진동시켜 빠른 시간 안에 열을 발생시킨다는 원리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2. 세계 최초의 전자레인지: 레이더레인지(Radarange)

레이시온사는 이 발견을 바탕으로 1947년 세계 최초의 상업용 전자레인지인 ‘레이더레인지(Radarange)’를 출시했습니다.

  • 크기 및 무게: 높이 약 1.8m, 무게 약 340kg (냉장고보다 큼)
  • 가격: 당시 기준 약 5,000달러 (현재 가치로 약 6,000만 원 이상)
  • 특징: 수냉식(물로 열을 식히는 방식) 냉각 장치가 필요하여 배관 공사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워낙 거대하고 비쌌기 때문에 초기에는 식당, 선박, 군대 병영 등 대형 상업·군사 시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3. 가정용 보급의 시작

1960년대 들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냉각 방식이 공랭식(바람으로 식히는 방식)으로 전환되었고, 부품 소형화가 이루어졌습니다.

1967년 레이시온의 자회사 아마나(Amana)가 100V 일반 콘센트에 꽂아 쓸 수 있는 주방용 전자레인지를 495달러에 출시하면서 비로소 전 세계 가정집 주방에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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